2023 Ghana Rugby League (두번째 경기)

2주 전 가나럭비리그 챔피언십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한주 휴식 후 두번째 경기를 하게 되었다. 리그에 팀이 다섯이라 1주일에 한팀은 쉬어야 했다. 두번째 경기 상대는 2022 시즌에 준우승을 했던 Bulls라는 팀이었다. 연습때 마다 가장많은 선수들이, 가장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었다. 다른 팀메이트들도 이 팀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주에 있었던 Tigers vs Bulls 경기에서 Tigers 가 꽤나 손쉽게 경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1주차에 우리는 Tigers를 힘겹게 이겼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번 경기도 역시나 계획보다 한시간 가까이 늦게 출발했는데, 역시나 구급차가 오지 않아서였다. 지난번 경기도 구급차가 점심식사때문에 늦게 와서 지연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오지 않았다. 이런 관계로, 안다치고 경기하자는 심판의 격려(?)와 함께 경기가 시작 되었다. 

 

오늘 경기는 사실 주전으로 나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코치가 제출한 로스터에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열 네번째에 위치했었기 때문 (럭비리그 경기는 13인제). 경기 직전에서야 (2분전..?!) 코치로부터 스타팅 멤버로 뛴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그래서 좀 당황스럽긴 했다. 포지션은 no9. 럭비유니온에서는 후커 포지션인데, 스크럼은 밀지 않았기 때문에 육체적인 부담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처음 해 보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기본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는 역시나 처음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상대팀의 이전 경기들을 비디오로 분석했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백스들의 핸들링 에러도 별로 없었고, 포워드들도 제대로 전진해 들어왔다. 나름 전략이 있었고, 약속된 플레이들이 있었다.

 

반면에 우리팀은 공격 수비 모든 면에서 모든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수비라인의 전진이 없었고, 마커들은 제대로 위치해 있지도 않았고, 위치했다고 해도 적절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포워드 공격은 자꾸 앞으로 전진하는게 아니고 옆으로 움직였고, 넘어지는 것을 무서워했다. 백스도 핸들링 에러가 너무 많았고 상대 공격에 공간을 너무 쉽게 내줬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리팀의 압박이 너무 약했던 것 같다. 

 

전반을 10-6으로 마쳤지만 후반에 트라이 세개를 내주는 동안 공격을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해서 24-6으로 패배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에 너무 많이 뛰었고, 후반 10분 정도 지난 후 교체되었다. 솔직히 왜 교체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더 뛸 수 있었는데, 코치는 아마 다르게 생각했던 것 같다. 지난 경기에 비해 훨씬 나아진 것 같았지만, 좀더 동료 선수들을 이용하는 플레이를 해야겠단 생각을 해 보았다. 추가적으로 공격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경기의 뇌진탕이 영향을 약간 미쳤던 것 같다. 선수들도 너무 크고 빠르기까지 한 선수들이 많아 겁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내가 한발 더 앞으로 가야 덜 아프다는 사실(?)을 계속 되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보다 더 나았다고 느낀 이유는 아무래도 포지션 영향이 큰 것 같다. 지난 경기에서는 세가지 다른 포지션으로 뛰었어야 했고, 럭비리그 시합도 처음이라 여러모로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계속 한 포지션으로 뛰었고, 포워드 플레이는 좀 더 익숙하기도 했다. 

 

경기를 하면서 점점 더 팀에 대해 알아가고 선수들 개개인과도 유대감이 생기는 것 같다. 사실 지난 두 번의 경기에서는 뭔가 오너십을 갖고 경기에 참가한다기 보다는 손님으로 참여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기회가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은 너무 감사하다. 다음 기회가 온다면 좀 더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주 일요일에 새로운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그때는 좀 더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