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레슨 @ Tina's place
요새 와이프가 일주일에 한번씩 테니스 레슨을 받고 있다- 이것도 일종의 new year resolution. 원래 같이 레슨받는 파트너가 있는데 오늘은 시간이 안된다고 해서 오늘은 내가 함께 가기로 했다. 나도 요즘에 일주일에 한번정도 테니스를 치려고 애쓰고 있는데 확실히 운동을 하다보니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기꺼운 마음으로 레슨받으러 갈 수 있었다.
보통 둘이 가면 아내는 Tina에게 배우고 나는 큰아들인 Kevin에게 레슨을 받는다. 가나에 있는 다른 운동코치들과 다르게 상당히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곁들여서 가르친다는 점에서 Kevin의 레슨 방식을 좋아하는데, 덕분에 오늘도 모르는 것 물어봐 가면서 재밌게 운동할 수 있었다.
오늘 중점적으로 배운 내용은 스텝에 관한 것인데, 나의 경우 스텝을 할때 잔발보다는 크게크게 발을 내딛는다고 하였다. 이럴경우 공과의 거리를 일관성있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는데, 여기에서 이상한 스윙과 이상한 임팩트가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가끔 터무니없게 공이 날아갈 때가 있는데, 대부분 공과의 거리가 잘 맞지 않아서 그렇고 이는 보통 스텝에서 기인한다는 것. 또한가지 문제는 내가 스텝을 내딛을 때 스윙과 같은 쪽 발을 먼저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예를들어 왼손잡이인 내가 포핸드를 칠 때는 오른 발이 먼저 지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왼발이 먼저 떨어진다는 것. 테니스를 뭐 많이 배워보지는 못했지만 처음 들어본 개념이었다. 그래서 약간 충격이었다. - 사실 논리적으로 왜 그래야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이해가 가지는 않는데, 아마도 이렇게 함으로써 히팅 포지션을 빨리 만들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들었다.
아무튼 나의 이러한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 먼저 반댓발을 먼저 움직여서 자세를 잡고, 잔발로 (최소 투스텝) 이동하는 것을 연습했다. 발에 신경쓰다보니 공을 요상한 자세로 치게 되는 것 같긴 했지만 적응되니 좀 나아졌다. 포핸드보다는 백핸드가 좀 더 잘되는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포핸드는 오픈스탠스로도 많이 공을 치기 때문에 좀 더 그런 것 같았다. 굳이 오른발을 움직일 필요가 없을때 (왼쪽으로 멀리 안가도 될 경우에 나도 모르게 왼발을 움직여서 타점만 맞추는 (게으른) 동작이 자주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공이 내가 서있는 곳에서 치기 좋은 위치로 올 때도 잔발로 하기보단 그냥 한번에 성큼 움직여서 공을 치게 되는 것 같았다. 테니스는 뭔가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덧붙여서,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언제 발을 움직이기 시작해야 하는지 - 잔발로 여러번 발을 움직이려면 뭔가 좀 미리 움직여야 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좀 바빴다). 나는 어렴풋이 상대방이 공을 치자마자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 자체로도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특정 발을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내가 이미 포핸드로 칠지 백핸드로 칠 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의 실력으로는 상대방이 공을 치는 순간 그 방향을 캐치해 내는게 아직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상대방이 공을 때릴 때 스플릿 스텝을 하고 방향을 파악해서 움직이는 식으로 했던 것 같다. Kevin은 그런데, 이미 상대방이 공을 치기 전에 공이 어느방향으로 올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대방에게 가는 공의 파워와 구질에 따라 어느정도 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공이 치기 좋게 & 여유있게 상대방에게 가면 보통 크로스로 치고 빠르고 강하게 가면 다운드라이브를 하게 된다는 식이다. 나는 아직 그렇게까지는 생각 못하고 그냥 공이 오는 것을 보고 움직이는 식이었는데, 어느정도 경기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단계 업그레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긴했다. - 갈길이 아주아주 멀다..
한가지 더 지적받은 것은, 내가 공을 뒤로 가면서 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나는 나름 뒤로 갔다가 앞으로 내딛으면서 공을 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하였다. 내가 뒤로 가는 이유는 내위치에서 공을 치기에는 공이 너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깨에서 무릎 높이 정도 까지는 뒤로 가지 않고 치는게 낫고, 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얘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내가 강박적으로 공을 내 허리 높이에 두고 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심지어 뒤로 갈 시간이 없으면 점프를 해서 치는 지경이었다. - 나는 이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코치는 하지 말라고 하였다..
나는 여전히 공을 이상적인 위치에 놓고 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신속하게 뒤로 갔다가 (그래야 한다면), 앞으로 나오면서 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다양한 높이의 볼도 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내게 조금 높은 볼도 뒤로 물러나지 않고 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주로 포/백핸드 스트로크 연습을 했고, 마지막에는 게임을 하고 오늘의 레슨을 끝냈다. 서브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또 와서 운동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