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하여2
행복이란 무엇인가? 돈을 많이벌면 행복해질까? 친구를 많이 사귀면 행복해질까? 정신적으로 건강하면 행복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spiritual wellbeing이 필요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eudaimonia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flourishing 하라고 한다. 인간 개개인이 가진 독특한 가치를 바탕으로 탁월함을 추구하라고 한다. 혹시 그것을 할 수 없으면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라고 한다. 쉽게 얘기하면 잘나가는 사람들은 자기분야에서 최선을 다 해서 성취하는 것. 그게 안되면 그냥 착하게 살라는 것 같다. 비슷한 맥락에서, 아니 좀 더 layperson에 초점을 맞춘듯한 여러 종교적 관점에서는 아무래도 도덕적으로 사는 것을 가리킨다.
행복에 대한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느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행복이라는 것이 참으로 모호하고 주관적이지만 다양한 종교에서 도덕을 논하는 것을 보면, 뭔가 사회가 안정되야 개인이 행복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사회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고대와 현대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은 도덕적인 행위가 어떻게 개인을 즐겁게 하는지, 그것이 개인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착하게 사는 것은 (어느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불교를 종교로 보는 지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행복은 어떤 깨달음, 자아를 찾는 것과 좀 더 관련되어 있는 듯 하다. being oneself 가 되는 것이 결국 참된 나를 찾는 일인 건데, 불교에서 권장하는 명상과 같은 행위가 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인간의 삶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곳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가정한다면 참된 나를 찾는 것은 중요하고,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영역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인간의 삶의 목표 = 행복 이라고 말할 수 있나?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행복이란 즐거운 상태를 일컫는 것 같은데, 삶의 목표가 즐거움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쾌락적 관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은 초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니체의 관점에 따르면, 행복, 또는 쾌락은 쓸데 없는 '보통' 사람이나 추구할 만한 무가치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초인이 될, 된, 될 수 있는 사람과 '보통' 사람은 구분되고, 여기에서 니체의 인류의 급을 나누는 태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를테면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하고 흑인은 백인에게 지배당해도 싸다는 그런 태도 말이다. 그러면 나같은 보통 사람은 (초인이 될 역량과 의도가 없는) 그냥 쾌락이나 추구하는 동물과 다를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니체는 이러한 시각에서, 즐거움, 쾌락, 건강과 같은 사소한 것들을 신경쓰기보다는 고통과 장애물을 찾아다니며, 극복해가며, 어떤 대단한 것들을 성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인류의 역사에 족적을 남겨야 한다고 말한다. 니체에 따르면 고통 속에서 얻는 성취가 곧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내며 이것이 바로 인류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일 것이다.
그렇게 고통을 추구해서일까? 니체는 좋지 않은 말년을 보냈고, 마지막 10여년은 정신병원에서 보냈다고 한다. 현대사회의 수많은 이들의 삶과 닮아 있기도 한 것 같다. 젊었을 때 죽도록 일하고, 말년에 각종 질환에 시달리다가 가는 사람들처럼.. 그런 사람중에도 아마 만족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 있었을테고, 행복했던 사람들도 있었겠지? 있었을까?
도덕적인 사람, 나의 삶을 flourishing 하는 사람, 자아를 찾은 사람, 나의 역량을 극대화 하는 사람, 혹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 각자가 다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나는 아직 내가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근데 확실한 것은, 어느것 하나에 매몰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어떤 요소가 중요한 지를 아는 것, 그리고 그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는 것이 뭔가 미적지근 하지만 안전한 결론이 아닐까?